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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 아가야

오늘은 네가 태어난지 4개월하고 하루가 지나는 날이야.

오늘도 건강한 너에게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했어.

 

엄마는 오늘 미래의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해.

엄마의 이 감정들이 훗날 흐려지고,

너에게 전달될 수 없다면 정말 슬플 것 같거든.

 

어제는 네가 4개월이 되었는데,

딱 통잠을 자주었다.

뒤집으려고 안간힘을 쓰기도 하고.

또 엄마를 이제 알아보는지 엄마가 부르고 쳐다볼때면,

금새 방긋 하고 웃어준단다.

 

그게 뭐 큰 일이냐고?

나중의 네가 보면 아주 작은 것이라 생각될지 모르는 것들이,

엄마는 너무 신기하고 하루하루 놀랍단다.

 

그리고

할머니 할아버지랑 엄마 아빠는 네 커가는 모습을 보며

천재가 아닐까 하는 영락없는 팔불출이란다.

(사실은 천재였으면 하는 욕심이 투영된걸지도 몰라...)

 

아가야

사실 엄마는 지금의 이 감정들이

나중에 변할 수도 있단 걸 알아.

(아니 변하겠지.)

 

건강하기만 바랐던 지금의 마음이

공부를 더 하라고 채근하는 모습으로,

해맑게 웃어주기만 바랬던 마음이

너에게 기대어 부담을 주는 모습으로.

 

그래서 사실은

너에게 쓰는 이 편지는

엄마에게 쓰는 편지이기도 해.

 

지금 이 감사했던

순간을 떠올리라고 말이야.

 

네가 엄마에게 오던 해는

개인적으로 아주 힘든 해였어

우리 가족 모두다 말이야.

 

할머니가 크게 아프시고,

온 가족이 다 큰 아픔을 겪었거든.

 

그런데 네가 온 그 순간부터

할머니는 큰 힘을 얻으셨대.

 

오랜 기간 병상에 누워 계셔서

잘 걷지도 못하시고 차만 타고 다니셨는데,

너의 소식을 들은 다음날부터

엄마 산후조리도 해줘야 하고, 너를 돌봐줘야겠단 생각에

걷는 연습을 하셨대.

 

그리고 지금은 엄마도 너도

케어해주시는 건강한 모습을 찾으셨지.

 

엄마가 생각하는 '엄마' 란

그런 위대한 모습인데

.

.

엄마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.

 

 

네가 조금씩 성장하듯,

엄마도 조금씩 성장하길 바라며

노력할게.

 

너의 꿈을

응원하고 지지할 수 있는

단단한 엄마가 되도록 할게.

 

 

매 순간 고맙고,

너는

이 세상에

 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 않길 바라.

 

 

사랑해 아가야,

사랑해

사랑해

 

 

 

- 네가 태어난지 124일 되는 날 엄마가

 

ps 이 편지를 엄마가 너에게 언제 전하게 될까?

그 날이 아주 느리게 느리게 찾아왔으면 좋겠어.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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